본문 바로가기

플랫폼사업팀

프리토타입 (pretotype) - 비즈니스 아이디어 검증 방법론

반응형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서 정면으로 부딪쳐 결과를 알기 전에,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아이디어만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구글이나 실리콘밸리에서 많이 사용한다는 비즈니스 아이디어 검증방법론이 있습니다.

바로 '프리토타입(pretotype)' 인데요, 프로토타입(prototype, 시제품) 과는 다른 개념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전에(pre) 제품이나 서비스인 척하는(pretend) 무언가를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을 일종의 방법론으로 소개한 사람이 구글 출신의 알베르트 사보이아 인데요, 그는 이 방법론을 설명한 PDF를 인터넷에 무료로 배포했고, 최근에 내용을 보충해서 <The Right It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직역하면 '될 놈' 같은 뉘앙스)> 이라는 책으로 내놓았습니다.

그가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새로운 제품, 서비스의 80% 이상은 실패한다.

대부분의 신제품이 실패하는 것은 설계나, 개발, 마케팅이 허술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제품이 시장이 원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대로 만들기 전에 ‘될 놈’을 만들어라

제대로 만들기 전에 (제품 개발에 착수하기 전에) 이게 될 놈인지 아닌지 아이디어 단계에서 간단하게 검증해보는 방법이 바로 프리토타이핑 이라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를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은데요, 책에서 본 프리토타입 방법론을 몇 가지만 소개합니다.

 

먼저 책에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크게 이런 프로세스를 제안합니다. 

1.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지 가설을 숫자를 통해 구체화 하고 

2. 프리토타이핑을 통해 신빙성 있는 시장 데이터를 얻고 (누가 만들어 놓은 설문조사나 시장 전망치 등의 데이터가 아니라, 직접 얻은 나만의 데이터)

3. 프리토타이핑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평가해서 이 사업을 할 지 말지 결정한다.

 

 

먼저, 숫자를 사용한 시장 가설 세우기 

 

X% of Y will do Z (적어도 X퍼센트의 Y Z 것이다.)

예: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의 5% 는 <다람쥐 관찰 가이드북> 책을 구매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숫자를 가지고 아이디어를 정의해봅니다. 이제 이 가설을 로컬에서 테스트하기 위해 범위를 좀 더 좁혀봅니다. 

 

x% of y will do z  (적어도 x퍼센트의 y z 것이다.)

예: 서울에 사는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의 5% 는 <다람쥐 관찰 가이드북> 책을 구매할 것이다. 

 

이렇게 범위를 좁힌 다음, 실제로 서울에 사는 특정 커뮤니티에게 로컬 테스트를 진행하는 거죠.

이제부터 가설을 검증하는 방법을 실행하는데, 그게 프리토타이핑 입니다. 책에서 설명한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프리토타이핑 사례

1. 메카니컬 터크 프리토타입

몇 십년 전, 인터넷 시대가 되기 전에. 그 때는 타자를 잘 치는 사람이 몇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타자 업무를 맡길 전문 타이피스트를 비싼 임금으로 고용해야 했습니다.

그 무렵 IBM 은 음성 인식으로 자동 글자 입력이 되는 컴퓨터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 같았지만, 당시에는 아주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이었습니다. IBM 은 수십 년간의 R&D 에 투자하기 전에 먼저 사용자들을 모아놓고 재미있는 테스트를 합니다. 

IBM 조사팀은 잠재 고객 몇 명에게 혁신적인 음성인식 컴퓨터의 시제품이 나왔다고 발표하고, 시제품 테스트 지원자를 모집합니다. 지원자에게 기계에 대해 설명한 뒤, 그들이 마이크에 대고 말하게 했습니다. 그러면 2초 정도 있다가 사용자들이 말한 내용이 그대로 컴퓨터 화면에 떴고, 지원자들은 신기해 했습니다. 

사실은 진짜 제품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IBM 이 고용한 타이피스트가 사람들이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화면에 쳐서 보여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s://uxplanet.org/pretotyping-prototyping-5f94d298ec3a
이미지 출처: https://uxplanet.org/pretotyping-prototyping-5f94d298ec3a

 

이런 간단한 모형을 통해서 IBM 은 엄청난 아이디어일 것만 같았던 그들의 음성 인식 컴퓨터에 대한 사용자 관점 데이터를(시장의 반응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2시간 동안 마이크에 대고 말했더니 목이 아파요“

“보안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IBM 은 결국 그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접었습니다. 그리고 그 인력과 시간 등을 다른 곳에 더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2. 피노키오 프리토타입

사진 출처: https://www.blender.nz/2017/05/pretotyping-pretending-prototype/

 

PDA 아이디어를 떠올린 제프 호킨스가 팜팔일럿을 개발할 때 입니다. 그는 이 손바닥만한 기계를 과연 사람들이 사용할지 궁금했습니다.

그는 먼저 시제품을 만들지 않고, 그저 나무토막에 화면을 인쇄해서 붙이고, 나무젓가락을 깎아 스타일러스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동안 셔츠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컴퓨터인 '척'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면서 자신이 직접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 하루 평균 12번 정도 꺼내서 사용했다.
  • 일정 약속 용도 : 55퍼센트
  • 전화번호나 주소 확인 : 25퍼센트
  • 할 일 목록 추가 또는 확인: 15퍼센트
  • 메모: 5퍼센트 

이런식으로, 자신이 만들 제품의 아이디어를 업그레이드 해서 제품 개발에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팜파일럿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라는 제품이 나오는 길을 닦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프로토타입과 프리토타입의 차이점은 이것입니다. 

일반적인 프로토타입(시제품)의 제 1목적은 이것을 알기 위한 것입니다. 

  1. 우리가 이걸 만들 수 있는가?
  2. 이게 의도대로 작동할 것인가?
  3. 얼마나 작게/크게/싸게/에너지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반면 프리토타입의 목적은 이것들을 알기 위한 것입니다. 

  1. 내가 이걸 사용할까?
  2. 언제 어떻게 얼마나 자주 사용할까?
  3. 남들이 사줄까?
  4. 사람들은 이 제품에 얼마까지 지불하려고 할까?
  5. 사람들은 언제 어떻게 얼마나 자주 이걸 사용할까?

 

3. 가짜 문 프리토타입

실제로는 아무 것도 없는데,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만한 ‘현관문’(예를들어 광고, 웹사이트, 브로셔, 매장 입구) 를 설치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가짜 문을 두드릴지 - 즉,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질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례: 다람쥐 관찰 가이드]

샌디는 그녀가 정말 좋아하는 다람쥐 관찰에 관한 책을 써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책이 시장에서 얼마나 반응이 있을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 권도 팔리지 않을 수도 있는 책을 위해 몇 달간 자료 조사를 하고 책을 써야 할까?

샌디는 10달러를 내고 squirrelwatching.com 도메인을 사고, <다람쥐 관찰 가이드북> 내용 소개와 작가 소개를 곁들인 웹사이트를 제작했습니다. 그 다음 자연 관찰을 좋아하는 커뮤니티를 타겟으로 책을 홍보하는 광고를 냈습니다. 

 

만약 60달러를 투자해 광고했는데 구매하기 버튼을 누른 사람들이 20명이라면 샌디는 60달러를 투자해 400달러의 매출(20달러x20명)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책은 집필을 시작해도 좋다! 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나 만약 자연 관찰을 좋아하는 사람들 100,000명이 이 광고를 봤는데 구매하기 버튼을 누른 사람이 1, 2명 뿐이라면 샌디는 이 책을 제작하는 일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알베르토는 이런 식의 프리토타입으로 모을 수 있는 사용자 데이터가 일반적인 사전 설문조사보다 훨씬 더 현실을 반영하고 믿을 만한 데이터라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일반적인 설문조사에는 대답하는 사람들이 아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의견만 제시할 뿐이지만 

이런 프리토타입에서 실제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는 사람들은 기꺼이 뭔가를 지불할 의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실제 시장의 반응을 보다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점

좋은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는 약간의 기만이 포함되기 때문에 금융이나 의료 같은 분야에서는 사용하면 안 됩니다. 어쨌든 구매하기 버튼을 누른 사람들은 ‘속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알베르토는 그 부분에 있어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하나는, 가짜 문에 노크를 하거나 (이 경우 광고 클릭) 구매하기 버튼을 누른 사람들에게 사실을 솔직하게 밝히고 후한 보상을 하는 것입니다. 가령 책 구매하기 버튼을 누른 사람들에게 10달러짜리 도서상품권을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나만의 데이터’를 제공한 사람들에게 수고에 대한 대가로 뭔가 가치 있는 것을 돌려줌으로써 Win-Win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외관 프리토타입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4.  외관 프리토타입

외관 프리토타입은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일부만 구현해서 일종의 맛보기를 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카즈다이렉트 서비스를 하는 빌 그로스의 사례입니다. 

 

빌은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팔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기 전, 일단 간단하게 구현된 온라인 자동차 판매 웹사이트를 만들어 게시했습니다. (작동되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 제대로 된 사이트는 아니었습니다.)

웹사이트 오픈 첫날 하룻 밤 사이에 주문이 4건 들어왔습니다. 

빌은 그 웹사이트를 얼른 닫고 주문한 차량을 보내준 다음, 그 떄부터 진짜 웹사이트와 서비스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마디로 맛보기 서비스 운영 같은걸 해보고, 가능성이 있겠다 싶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는 방식입니다.

가짜 문 프리토타입보다 약간 더 투자가 필요하지만 (실제 제품을 배송하는 등), 문을 두드린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도 아니고, 하려고 하는 사업의 효과도 검증할 수 있습니다.

 

5. 잠입자 프로토타입


저스틴 포카노는 기존의 기능을 개선한 편리한 스위치판(조명 스위치 주위를 둘러싼 판) '윌허브'를 발명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지만, 본격 생산에 돌입하기에 앞서 정말로 팔릴 만한 제품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중고 이케아 직원 셔츠를 사서 입고, 이케아 제품처럼 보이는 라벨과 가격표를 제작해서 포장한 윌허브에 붙이고, 이케아 매장에 가서 기존의 스위치판 옆에 윌허브를 몇 개 끼워서 진열했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서서 고객들의 반응을 지켜봤습니다.

- 몇 사람이나 '윌허브'에 관심이 있을까?
- 어느 위치에 놓아야 잘 팔릴까?

실제로 그 날 몇 명이 그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었고, 그 제품을 집은 사람들은 근 날 윌허브를 무료로 받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그는 자신만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1. 실험 시간: 1시간
2. 전시된 제품 옆을 지나간 사람: 240명
3. 윌허브를 집어 들고 확인한 사람: 12명 (5%)
4. 윌허브를 사려고 한 사람: 3명 (1.25%)

잡입했을 때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제품 홍보에도 활용 했습니다.
솔직히 이케아에 저렇게 잡입하는 것이 좋아보이는 방법은 아니지만, 같은 실험을 다른 방식으로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대형 할인점에 몰래 잠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네 철물점에 실제로 진열을 해보는 방식 등으로요.

윌허브 실험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XVnqSIVG6WE&t=4s

 


그밖에도 유튜브 프리토타입 등 다양한 프리토타입 기법들이 책에서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프리토타입으로 쓸 만한 데이터를 얻었다면, 이제 그 데이터를 평가할 차례입니다. 

 

 

프리토타이핑 데이터 평가 - 적극적 투자 지표

예를 들어 샌디가 쓰려는 <다람쥐 가이드북>이라는 책을 쓰기 전 시장 조사를 하고 싶을 때, 일반적인 사전 설문조사 방법으로 했으면 이런 식이었을 것입니다. 

1. 다람쥐를 좋아하시나요? (답변: 예 / 아니오)
2. 1번 항목에 그렇다고 대답하신 분은 다람쥐 관찰에 대한 책이 나오면 사보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답변: 예 / 아니오)

이런 식으로 이 책이 나오면 사겠다는 긍정 답변을 70% 받았다고 칩시다.
이 설문에 답변을 하는 사람은 아무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생각 랜드'에서 의견을 제시했을 뿐입니다. 이것이 내 제품의 성공을 보장한다는 데이터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프리토타이핑 기법에서는 이렇게 단순한 설문 조사가 아니라 가짜 사이트를 만들고, 광고를 실제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반응한 시장 지표에 '적극적 투자 점수'라는 것을 매겨서 데이터의 가치를 계산해, 실제 시장의 반응을 보다 현실성 있게 예측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짜 문 프리토타입에서 나온 <다람쥐 관찰 가이드북> 책 출시 광고를 10만명이 보고, 2만 개의 좋아요를 받고, 댓글들이 '꼭 보고 싶어요' 이런게 200개쯤 달렸습니다.

알베르토는 사용자들이 별다른 노력과 생각 없이 달 수 있는 '좋아요'나 응원 '댓글' 등에 별 가치가 없다고 말합니다. 조회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20달러에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거나 '책이 나오면 알려주세요' 라고 이메일을 남긴 사용자에 대해서는 실제 매출로 이어질 가치 있는 숫자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이 데이터에 적극적 투자 점수를 0~10점 이렇게 차등적으로 매겨서 계산을 합니다.

 

10만 조회수 X 적극적 투자 지표 0 점 = 0

2만 개의 좋아요 수 X 적극적 투자 지표 0 점 = 0

200개의 긍정적인 댓글 X 적극적 투자 지표 0 점 = 0

남긴 이메일 수 100개 X 적극적 투자 지표 10점 = 1,000점

20달러에 구매하기 버튼 누른 수 10명 X 적극적 투자 지표 7점 = 350점



이런식으로 프리토타이핑 한 결과물에 대해 시장의 '적극적 투자 지표'를 뽑아내서 이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과연 얼마나 반응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 평가해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맨 처음에 세운 XYZ 가설을 검증해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너무 많은 자원을 쏟아붓기 전에, '될 놈'을 가려내서, 창업자들의 실패 부담을 낮춰보자는 것이 프리토타이핑이라는 것입니다.

 

프리토타입의 한계

수많은 사례를 보면서 '재미있네'라는 생각이 드는 실험부터 '이렇게까지 해야할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 방법으로 B2C 사업 아이디어는 최소한 일반적인 설문조사보다는 효과적으로 검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B2B 사업의 경우는 어떨까? 싶네요. 기업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애초에 불가능해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치며,

더 많은 자세한 이야기는 알베르트 사보이아의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을 참고해보세요!!

 

Reference

https://www.pretotyping.org/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알베르트 사보이아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707566

<시작하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티나 실리그 http://www.yes24.com/Product/Goods/24514288